이기사는 중앙일보 신문기사입니다.
무작정 남 따라하면 위험 내 신체 조건에 맞춰야
가장 간편한 운동- 달리기. 달리기의 계절이 왔습니다. 어떤 이유로 달리든 달리기는 건강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내게 맞는 달리기가 있습니다. 올바로 그리고 제대로 달리기 위한 최고 전문가들의 조언을 8회에 걸쳐 매주 월.수.금요일자에 싣습니다.
안녕하세요 임춘애입니다.
봄이 왔습니다. 나른하고 졸리시죠. 잠깐만 짬을 내 밖으로 나가 보세요.
햇볕을 쬐면서 10분 정도 여유롭게 걷다 보면 몸이 근질근질하실 거예요. 겨우내 움츠렸던 신체가 움직이고 싶다고 보내는 신호예요. 그러면 운동화끈을 조여 매고 천천히 뛰어 보세요. 땀이 살짝 나면서 머릿속이 후련해질 겁니다. 잠자고 있던 몸의 에너지들이 일어나 머리에 가득 찬 스트레스를 쓸어내고 있는 증거지요. 달리기를 하면 산소가 몸의 막힌 곳을 잘 뚫어줘 숨어 있는 잔병들도 자연스럽게 치유해 준다고 합니다.
요즘 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어요. 달릴 장소와 여건도 좋아졌고,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도 커졌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렇게 좋은 달리기를 꾸준히 계속하시려면 알아둘 게 있어요. '뛰는 데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달리는 목적이 뭔지, 내 발과 심장의 특징은 어떤지, 언제 어디서 뛰는지 등등 개인과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답니다. 다른 사람과 똑같은 속도로 똑같이 달리려 하다가는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수도 있지요.
저는 선수시절 몸과 체력을 감안하지 않고 달려서 늘 이런저런 부상과 통증에 시달렸어요. 그러다 보니 달리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지요. 그러다 스물한살 때 골반뼈에 이상이 생겨 일찍 은퇴하게 되었답니다.
은퇴한 다음 한동안은 뛰는 게 너무 싫어서 운동복은 쳐다보지도 않고 운동화는 신지도 않았어요. 그러다 보니 살이 많이 쪘지요. 70㎏에 육박하더라고요. 주위 사람들이 저를 '하얀 돼지'라고 놀렸어요.
다시 달리고 나서는 몸과 마음이 평화롭습니다. 선수 때처럼 기록에 쫓기지 않고 제 자신을 위해 뛰니 마음이 편하고, 제 신체 특성에 맞게 달리니 몸도 좋아해요.
저는 달리기의 즐거움을 이렇게 얘기합니다. "일등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자는 것"이라고요. 달리기에 대해 조금만 공부하면 여러분의 달리기도 훨씬 나아질 거예요. 오늘부터 중앙일보의 '행복한 달리기' 코치들이 여러분을 도와드릴 겁니다.
사진=신인섭 기자<shinis@joongang.co.kr>
.
▶ 임춘애씨가 분당 중앙공원에서 달리고 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BMW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그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달린다.[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