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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교실

더 멀리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파틀렉’

조회 수 2853 추천 수 0 2004.07.21 08:11:53
더 멀리 더 빨리 달릴 수 있는 ‘파틀렉’
최대산소 섭취량을 향상시키는 훈련은 인터벌 트레이닝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들에게 인터벌 훈련은 부담스러우므로, 비슷한 효과가 있는 파틀렉 훈련으로 대신할 수 있다.



마라톤은 흔히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되는 운동으로 알고 있다. 물론 단순한 건강 달리기 차원이라면 관계가 없지만 기록 향상을 위한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기록 향상을 위해서는 지구력과 스피드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정교한 훈련이 필요하다.

마라톤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따라서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유산소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유산소성 능력은 지구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서, 인체 내로의 산소 운반 능력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산소 운반 체계의 발달은 지구력 향상의 전제조건이며, 이는 달리기 중 또는 달리기 후의 빠른 회복에도 중요한 요소다.

신체의 에너지 소비량은 달리기 강도 즉 속도에 따라 증가하며, 이에 비례하여 산소 소비량도 증가한다. 운동을 계속하면 운동 강도에 따라 에너지 요구량이 계속 증가하여 결국 산소 운반 능력은 한계에 이른다. 이 시점에서는 운동 강도가 계속 증가해도 산소 소비량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고 일정 상태를 유지하는데, 이 시점이 바로 유산소성 능력으로 대변되는 최대산소 섭취량(VO2 Max) 수준이다.

최대산소 섭취량은 인체가 운동하는 중에 최대로 섭취할 수 있는 단위 시간당 산소의 양을 말하며, 유산소성 대사 과정에서 방출할 수 있는 에너지 단위의 시간치를 의미하기도 한다. 최대산소 섭취량은 인체의 산소 운반 능력 및 환기량 등에 의해 결정되는데, 그 능력의 정도가 다양한 개인차를 나타내기 때문에 운동 능력 평가의 적절한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심박수와 직선적인 비례관계에 있어 운동 강도를 추정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운동 후 회복 과정에서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최대산소 섭취량은 운동에 의해 향상이 가능하며 훈련 빈도와 강도, 기간에 따라 다양하지만 그 향상도는 5∼25%이내로 제한되고 있다.

언덕 등 변화 많은 자연지형 이용

최대산소 섭취량을 향상시킬 수 있는 훈련 방법은 무엇일까? 최대산소 섭취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최적의 운동 강도는 최대산소 섭취량의 약 95% 수준이며, 이는 5km를 전력으로 달리는 것과 비슷한 강도다. 최대산소 섭취량은 이러한 강도로 2∼6분 정도 지속시킬 수 있는 훈련을 반복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런 요구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는 훈련이 바로 인터벌 트레이닝이다. 하지만 아마추어 러너들에게 인터벌 트레이닝은 부담스러운 훈련이다. 그렇다고 기록 향상을 위한 달리기에서 인터벌 트레이닝을 배제시킬 수만은 없다. 인터벌 트레이닝과 비슷한 효과가 있으면서 아마추어 러너들이 현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운동, 그것이 바로 파틀렉(Fartlek) 훈련이다.

파틀렉은 스피드 플레이(Speed Play)를 뜻하는 스웨덴어이다. 파틀렉은 1930년대 스웨덴에서 개발되어 장거리 선수들이 주로 이용한 지속적 변속주 트레이닝으로, 스웨덴 육상 코치였던 고스타 홀머(Gosta Holmer)에 의해 일반화되었다.

파틀렉은 언덕이 많은 자연 지형을 이용하여 장시간 달리면서 조깅의 속도에서부터 아주 빠른 스피드까지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하며 자유롭게 실시하는 것이 특징이다. 자신의 컨디션이나 기분에 따라 속도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훈련의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지속주 트레이닝이나 인터벌 트레이닝을 보완할 수 있는 효과적인 훈련이다.

파틀렉은 도로나 운동장과 같은 평지에서도 할 수 있지만,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는 야산이나 공원에서 실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코스가 일정한 도로나 운동장에서는 제한적인 근육을 사용하지만, 변화가 많은 자연 지형을 이용하면 다리 근육과 허리, 무릎, 발목 등을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틀렉의 기본 개념은 그날의 컨디션과 각자의 능력에 맞게 달리는 것이다. 따라서 훈련이라는 범주에 포함시켜 부담감을 느끼는 것보다 좋은 공기를 마시면서 즐겁게 뛰어다니며 논다는 생각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상쾌한 마음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을 오가며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달린다면 자연스럽게 자신의 능력에 맞춰서 달릴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다만 지속주나 인터벌 트레이닝을 대체하기 위한 훈련으로 생각한다면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선 훈련 시간을 60∼90분 정도로 설정한 후 달리는 전체 구간을 3등분 하여 훈련을 계획한다. 즉 충분한 준비운동과 함께 15∼20분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를 통해 신체를 준비시킨 후 30∼40분 정도의 본격적인 파틀렉 단계를 거쳐 다시 20분 정도의 가벼운 달리기로 마무리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면 된다. 파틀렉은 오르막과 내리막, 빠른 달리기와 천천히 달리기 등 다양한 변화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똑같은 시간과 거리를 달리더라도 더 큰 훈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보통 평지에서는 일정 속도를 유지하다가 오르막에서는 피로감을 느끼는 젖산역치(LT)에 가까운 속도로, 내리막에서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편안함을 느끼는 휴식 속도로 달린다. 오르막에서는 평지와는 달리 앞꿈치를 이용하여 짧고 빠른 피치를 해야 한다. 시선은 10∼15m 전방에 두고, 팔의 스윙을 조금 크게 하면서 의식적으로 허벅지를 들어올린다. 그러면 오르막을 좀더 수월하고 빠른 속도로 달릴 수가 있다.

내리막에서는 상체의 힘을 빼고 팔과 발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하여 편안하게 내려간다. 오르막에서의 피로를 좀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심호흡을 크게 하여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평지에서 파틀렉 훈련을 할 경우에는 어떤 목표물을 설정하여 빠른 달리기와 천천히 달리기를 반복한다. 몇 개의 나무나 전신주, 표지판, 다리 등을 기점으로 하여 빠르게 달린 후, 일정 시간 동안 다시 천천히 회복시키면서 달린다. 천천히 달리다가 어느 정도 회복되면 다시 다음 목표물을 향해 빨리 달리는 훈련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파틀렉의 훈련 효과를 충분히 얻을 수 있다.

[파틀렉 트레이닝 9계명]
1. 야외에서의 자유로움과 편안함을 최대한 만끽한다.
2. 삼림이나 들판 같은 자연과 하나가 되어 달린다.
3. 좋은 공기를 마시며 상쾌한 기분으로 달린다.
4. 오르막과 내리막을 컨디션에 맞춰 자유롭게 달린다.
5.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웰빙 데이트를 즐긴다.
6. 빠른 달리기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지 않는다.
7. 경사가 너무 심한 오르막과 내리막은 피한다.
8. 준비운동과 정리운동을 반드시 한다.
9. 지나친 욕심으로 인한 오버트레이닝을 주의한다.  



포커스 마라톤
김영선 사진 기자
방선희 전 마라톤 국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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