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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식품도 잘못 쓰면 '독'

조회 수 2656 추천 수 0 2004.09.24 08:37:32
건강식품도 잘못 쓰면 '독'



현재 우리가 먹는 식품은 800가지나 되며,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각종 건강식품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건강식품을 맹신해 과잉 섭취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무리 몸에 좋다는 식품이라도 약점(유해성)은 있게 마련. 내 체질에 꼭 맞으리란 보장도 없다.

대표적인 건강식품인 녹차.콩.올리브유.적포도주.현미 섭취시 주의할 점을 알아보자.

녹차=평소 녹차 애호가였던 하모(28.여.경기 성남시)씨는 "녹차만 마시면 설사가 나고 한기가 느껴져 마시기가 꺼려진다"고 한다. 그는 최근 직장 건강진단에서 빈혈이 있는 것으로 판정됐다.

경희의료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는 "녹차는 성질이 차므로, 몸이 냉한 사람에겐 좋지 않다"며 "타닌 성분이 체내에서 철분 흡수를 방해하므로 빈혈 환자는 하루 한잔 이상은 곤란하다"고 조언한다. 특히 식후 바로 마시면 타닌과 결합한 철분이 바로 소변으로 빠져 나간다.

녹차는 뼈.치아 건강에 중요한 칼슘의 체내 흡수도 방해한다. 따라서 갱년기 여성이 과다 섭취하면 골다공증이 올 수 있다. 대체로 칼슘.철분 섭취가 부족한 젊은 여성이 다이어트를 위해 녹차를 매일 다섯 잔 이상 마시는 것은 곤란하다.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녹차에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칼륨은 혈압을 조절하는 등 건강에 도움이 되는 미네랄이지만 신장이 망가진 사람이 섭취할 경우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녹차엔 카페인이 꽤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도 유념해야 한다.

콩=콩이 갱년기 여성의 모자라는 에스트로겐을 보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조직이 단단한데다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가 잘 안 되는 것이 약점이다. 따라서 소화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삶거나 볶은 콩보다 비지.두부.된장.청국장을 즐겨 먹는 것이 현명하다. 식이섬유는 위벽을 자극하므로 위염이 심한 사람에겐 콩을 권하지 않는다.

관동대 명지병원 이정수 영양팀장은 "콩엔 신장에 부담을 주는 미네랄(인.칼륨)이 상당량 들어 있으므로 신장병 환자는 가능한 한 먹지 말아야 한다"며 "섭취하더라도 콩 삶은 물을 버려 칼륨을 미리 제거할 것"을 당부했다.

콩의 사포닌은 갑상선 건강에 중요한 요드를 몸 밖으로 배출한다. 따라서 콩 음식을 조리할 때 다시마를 함께 넣는 것이 좋다. 요드를 보충할 수 있어서다.

현미=암 등 성인병 예방 식품으로 소문난 현미. 수확한 벼를 말린 뒤 껍질과 왕겨를 벗긴 것이다. 백미와는 달리 배아가 있으며 미네랄.식이섬유가 풍부하다. 그러나 맛과 소화만 놓고 보면 백미보다 못하다. 현미엔 소화되지 않는 식이섬유가 백미의 세 배나 들어 있다.

분당차한방병원 김상우 부원장은 "현미 밥을 먹은 뒤 배탈이 잦은 사람은 충분히 씹은 뒤에 삼켜야 한다"며 "침 분비가 많으면 그만큼 소화가 잘된다"고 설명했다. 현미로 죽이나 미음을 끓여 먹는 것도 소화를 돕는 방법이다. 현미로 밥을 지을 때는 미리 2시간쯤 물에 담근 뒤 압력솥을 이용한다.

올리브유=고대 그리스.로마시대부터 약효를 인정받아온 식물성 기름이다. 지금은 남부 프랑스.남부 이탈리아.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 국가가 일본과 함께 세계 최고의 장수국이 된 비결이다. 올리브유엔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올리브유는 열량이 높은 지방이다. 과다 섭취하면 비만을 부른다. 비만은 고혈압.당뇨병 등을 유발하므로 올리브유도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의 경우 올리브유를 포함한 전체 지방 섭취량이 하루 45g을 넘지 않아야 바람직하다. 가정에선 조리용 기름을 올리브유로 대체하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올리브유의 가장 큰 적은 열과 빛이다. 올리브유는 또 주변의 맛과 냄새를 잘 흡수한다. 따라서 항상 뚜껑을 잘 닫아둬야 하며, 열을 내는 물체와 장소를 피해 시원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해야 한다. 보관 용기로 햇빛.열을 잘 차단하는 도자기 그릇이 이상적이다.

적포도주=심장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연구결과까지 나와 애호가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미국심장협회는 적포도주를 마시지 않던 사람이 순전히 심장병 예방을 위해 적포도주를 마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미 마시고 있는 사람에게도 절주를 권한다.

분당 서울대병원 송정민 영양실장은 "적포도주도 술이란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며 "몸에 좋다고 해서 절제 없이 마시면 다른 술과 마찬가지로 고혈압.간질환.심장병.비만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하루에 여성은 적포도주 한 잔(100 ~ 120㎖), 남성은 두 잔 이내로 마시는 것이 적당하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기사 제공 :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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